천안삼성스마트신경과

SLEEP CLINIC

불면증

불면증

“누우면 오히려 눈이 말똥말똥해집니다”

낮에는 종일 피곤한데, 막상 잠자리에 들면 정신이 또렷해집니다. 시계를 보며 ‘이제 네 시간밖에 못 자겠구나’ 계산하다 보면 더 잠이 달아납니다.

겨우 잠들어도 두세 시간 만에 깨고, 그다음부터는 뒤척이다 아침을 맞습니다. 잠자리에 드는 일이 숙제처럼 느껴진 지 오래입니다.

어떤 상태를 불면증이라고 하나요

의학적으로는 잠의 양이나 질에 어려움이 일주일에 3일 이상, 3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낮 생활에 지장이 생긴 경우를 말합니다.

며칠 잠을 설친 것은 불면증이 아닙니다. 오래 이어지는 것, 그리고 낮이 무너지는 것이 기준입니다.

열 명 중 한 명 이상이 겪을 만큼 흔하고 계속 늘고 있습니다. 불면증을 겪는 분의 절반가량은 1년 넘게 이어지는 만성이며, 좋아진 뒤에도 서너 명 중 한 명은 다시 겪습니다.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닙니다. 당장은 집중력과 기분 조절이 흔들리고, 오래 이어지면 우울·인지기능 저하·당뇨·심혈관질환의 위험과도 이어집니다.

세 가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어느 쪽에 해당하시나요

  1. 입면 장애 — 잠드는 데 오래 걸립니다
  2. 수면 유지 장애 — 자다가 자주 깹니다
  3. 조기 각성 — 새벽에 깨면 다시 잠들지 못합니다

두 가지 이상이 겹치는 경우가 흔하고, 처음에는 잠들기 힘들다가 나중에는 자주 깨는 쪽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형태가 변한다고 다른 병이 된 것은 아닙니다.

왜 굳어지는가 — 세 가지 요인

불면증을 설명하는 틀로 3P 모델이 가장 널리 쓰입니다. 선행·유발·지속, 세 가지 요인으로 나누어 봅니다.

불면증 3P 모델 — 선행 요인 위에 유발 요인이 겹쳐 급성 불면증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 유발 요인은 줄지만 지속 요인이 커집니다

선행 요인은 원래 가지고 있던 바탕입니다. 쉽게 각성되는 예민한 체질, 걱정이 많은 성향, 교대근무 같은 생활 조건이 여기 들어갑니다. 이것만으로는 불면증이 생기지 않습니다.

유발 요인은 방아쇠입니다. 입원, 큰 스트레스, 시험, 이별이나 사별처럼 잠을 흔드는 사건입니다. 선행 요인 위에 이것이 얹히면 급성 불면증이 시작됩니다.

지속 요인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잠을 못 잘까 봐 하는 걱정, 조금이라도 더 자려고 일찍 눕거나 늦게까지 누워 있기, 낮잠, 불규칙한 취침 시간, 잠자리에서 휴대폰 보기, 술로 잠을 청하는 습관이 여기 해당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유발 요인은 사라집니다. 스트레스는 지나갔는데도 잠이 안 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 자리를 지속 요인이 대신 채워 특별한 이유 없이도 못 자는 상태가 굳어진 것입니다.

급성기에는 약이 필요합니다

급성기에는 약이 방파제 역할을 하고, 만성기에는 인지행동치료로 수위를 낮추는 것이 근본 해결입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겪고 잠이 무너졌을 때 마음을 굳게 먹으라는 말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밀려드는 파도를 버티려면 방파제가 필요합니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수면제·수면유도제입니다.

이 시기에 약을 쓰는 것은 회피가 아닙니다. 잠이 더 망가지기 전에 막아 두는 일입니다.

다만 시작할 때 두 가지를 함께 정해야 합니다.

약을 시작할 때 함께 정할 것

  1. 처음부터 센 약으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 효과가 강할수록 의존과 금단도 따라옵니다
  2. 시작하는 시점에 줄여 나갈 계획을 함께 세웁니다

“일단 먹고 보자”가 가장 위험합니다. 계획 없이 시작한 약이 몇 년씩 이어지고 종류만 늘어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만성기에는 약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외래로 오시는 분들 대부분은 이미 급성기를 한참 지난 만성 불면증입니다. 그리고 상당수가 여러 종류의 수면 관련 약을 오래 드시고 계십니다.

앞의 그림에서 약은 댐입니다. 물이 넘치지 않게 막아 주지만 수위 자체를 낮추지는 못합니다. 스트레스가 지나간 뒤에도 잠에 대한 걱정과 굳어진 습관(지속 요인)이 남아 수위는 그대로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처음에는 잘 듣던 약이 점점 덜 들어 용량이 오르고, 약 종류가 늘어납니다. 댐만 계속 높아지는 것입니다.

이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물을 빼는 일입니다.

인지행동치료 — 가장 효과적인 치료

불면증 치료 중 가장 효과가 확실하다고 알려진 것이 인지행동치료(CBT-I)입니다. 세 가지로 이루어집니다.

① 인지 — 잠에 대한 생각 바로잡기

“오늘도 못 자면 내일을 망친다”, “여덟 시간은 자야 한다” 같은 생각이 각성을 키웁니다. 잠을 자려고 애쓸수록 잠은 달아납니다.

수면과 불면증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 자체가 치료의 일부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것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② 행동 — 잠자리와 잠을 다시 연결하기

  • 자극조절 — 잠자리는 잠자는 곳으로만 씁니다. 잠이 오지 않으면 일어나 다른 곳에 있다가 졸릴 때 다시 눕습니다
  • 수면제한 — 누워 있는 시간을 실제로 자는 시간에 맞춰 줄입니다. 뜻밖으로 들리시겠지만 누워 있는 시간을 줄여야 잠이 깊어집니다
  • 이완요법 — 근육을 풀고 호흡을 고르는 연습을 합니다

③ 수면위생 — 기본 원칙

낮잠을 피하고, 카페인과 술을 줄이고,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다만 수면위생만으로 만성 불면증이 낫지는 않습니다. 기본이지 치료 전부가 아닙니다.

인지행동치료는 원래 1:1 교육으로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시간이 많이 들어, 진료 안에서 단계별로 나누어 안내해 드리고 있습니다.

약을 줄여 나가는 과정

인지행동치료로 수위가 낮아지면 댐을 조금씩 낮출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오래 드신 약을 갑자기 끊으면 반동으로 더 못 자게 되고, 그 경험이 “역시 약 없이는 안 되는구나”라는 확신으로 굳어집니다. 줄이는 속도와 순서를 정해 천천히 진행해야 합니다.

혼자 판단해 끊지 마시고 상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경우 다른 원인을 함께 확인합니다

불면증처럼 보이지만 다른 병일 수 있습니다

  1. 코를 심하게 골고 낮에 몹시 졸립니다 — 수면무호흡증
  2. 누우면 다리가 저리고 자꾸 움직이고 싶습니다 — 하지불안증후군
  3. 새벽에야 잠들고 오후에 깹니다 — 수면리듬장애
  4. 기분이 가라앉고 흥미가 줄었습니다

이런 경우 수면제를 늘려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원인을 찾아 그쪽을 치료해야 잠이 돌아옵니다. 필요한 경우 수면다원검사로 확인합니다.

기억해 주셨으면 하는 것

불면증은 약으로 시작해 약으로 끝나는 병이 아닙니다. 급성기에는 약이 꼭 필요하고, 만성기에는 약만으로 부족합니다. 시기에 따라 해야 할 일이 다릅니다.

지금 여러 해 약을 드시고 계시더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수위를 낮추는 일은 언제 시작해도 됩니다.

진료에서는 지금 어느 단계에 계신지, 다른 수면질환이 숨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고, 약과 인지행동치료의 비중을 어떻게 가져갈지 함께 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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