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삼성스마트신경과

AUTONOMIC CLINIC

자율신경실조증

자율신경실조증

“검사는 다 정상인데 온몸이 이상합니다”

가슴이 두근거려 심장내과에 갔더니 심장은 괜찮다고 합니다. 속이 계속 더부룩해 소화기내과에 갔더니 위내시경도 정상입니다. 어지럽고 손발이 차고 땀이 이상하게 나는데, 각 과에서는 자기 영역에 문제가 없다고만 합니다.

한 장기의 병이 아니라 그 장기들을 조절하는 신경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왜 여러 곳이 한꺼번에 이상한가요

자율신경은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몸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신경입니다. 심장 박동, 혈압, 소화, 땀, 체온, 대소변 조절 — 모두 자율신경이 맡습니다.

자율신경의 전신 분포 — 부교감신경과 교감신경이 눈·침샘·심장·기관지·위장관·간·방광에 각각 반대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한 신경이 눈부터 방광까지 모두 관여합니다. 조절하는 쪽이 흔들리면 여러 장기에서 동시에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입니다.

이 신경은 두 갈래가 짝을 이룹니다. 교감신경은 몸을 활동 상태로 올리고(심박↑·혈압↑·소화↓), 부교감신경은 쉬는 상태로 내립니다(심박↓·소화↑).

여러 과를 돌아도 답이 안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각 장기는 정상이고, 문제는 그것을 조절하는 쪽에 있기 때문입니다.

’실조’는 기능이 떨어진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실조(失調)’는 조화(調)를 잃은(失) 상태를 뜻합니다. 그래서 기능이 약해진 경우만 떠올리기 쉬운데, 그렇지 않습니다.

진료에서 실제로 갈리는 기준은 교감신경이 ‘언제’ 문제를 일으키는가입니다.

자율신경실조증의 세 갈래 — 올려야 할 때 못 올리는 형, 상황에 과하게 반응하는 형, 편안한데도 켜져 있는 형
같은 진단명을 받아도 어느 쪽인지에 따라 증상도 치료도 달라집니다.

① 올려야 할 때 못 올리는 형

누워 있다 일어서면 중력 때문에 피가 아래로 쏠려 혈압이 떨어지려 합니다. 이때 교감신경이 자동으로 혈관을 조여 혈압을 지켜 줍니다.

이 기능이 약해지면 일어설 때 혈압이 그대로 떨어집니다. 일어선 뒤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지면 기립성 저혈압으로 봅니다. 뇌로 가는 피가 순간적으로 줄면서 아찔함과 어지럼이 옵니다.

기립성 저혈압의 자율신경 기능검사 기록 — 누웠을 때 123/75이던 혈압이 일으켜 세운 뒤 73/45로 떨어졌고 맥박은 66에서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원내에서 시행한 실제 검사 기록입니다. 혈압은 무너지는데 맥박이 따라 올라오지 않는 것이 이 형태의 특징입니다.

약물과 신경계 퇴행성 질환이 대표적인 원인이라, 이 형태가 뚜렷하면 원인을 따로 확인합니다.

② 상황에 과하게 반응하는 형

혈압은 지켜지는데 그 대가로 심박이 과하게 치솟는 경우입니다. 일어선 뒤 심박수가 크게 오르면서 두근거림과 어지럼이 옵니다.

기립성빈맥증후군의 치료 전후 검사 기록 — 치료 전에는 일어선 뒤 맥박이 68에서 133까지 올랐고, 치료 후에는 같은 자세에서 81~85에 머물며 증상도 사라졌습니다
같은 분의 치료 전후입니다. 두 기록 모두 혈압은 지켜지고 있고, 달라진 것은 맥박과 증상 칸입니다.

기능이 모자란 것이 아니라 반응의 크기가 상황에 맞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 형태는 기립성빈맥증후군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③ 편안한데도 교감신경이 켜져 있는 형 — 가장 흔합니다

앞의 둘은 자세를 바꾸는 것 같은 자극이 있을 때 드러납니다. 그런데 진료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것은 세 번째입니다.

아무 일도 없는 편안한 자리인데 교감신경이 계속 켜져 있는 상태입니다.

여기서 ’켜져 있다’는 것은 곧 교감신경이 필요 이상으로 켜져 몸을 계속 활동 상태로 몰아가는 것을 뜻합니다. 앞서 본 것처럼 교감신경은 심장을 빨리 뛰게 하고, 기관지를 넓히고, 위장 운동을 억제하는 신경입니다. 이것이 위협도 없는 자리에서 켜져 있으니 그 작용이 그대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두근거림과 식은땀은 그 자체로 고장이 아닙니다

긴장되는 자리에서 심장이 뛰고 손에 땀이 나는 것은 정상 반응입니다.

원시시대에 맹수를 만났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심장이 빨리 뛰어 근육에 피를 보내고, 기관지가 넓어져 숨을 크게 쉬고, 소화는 잠시 멈춥니다. 도망치거나 맞서기 위해 몸 전체를 대비시키는 반응입니다. 지금도 시험장이나 발표 자리에서 똑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교감신경 긴장도 비교 — 정상에서는 위협을 만났을 때만 올라갔다 내려오지만, 편안한데도 켜져 있는 형에서는 위협이 없는데 계속 높게 유지됩니다
반응의 종류가 이상한 것이 아니라, 반응이 필요 없는 자리에서 켜져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문제는 편안한 자리에서 뇌가 맹수를 만난 것처럼 반응한다는 것입니다. 위협이 없으니 도망칠 일도 없는데 몸만 비상 상태로 있으니, 그 상태가 그대로 증상이 됩니다.

편안한 거실에 앉아 있는데 가슴에 손을 얹고 숨을 크게 들이쉬는 모습 — 위협이 없는 자리에서 두근거림과 답답함이 오는 상황
쉬려고 앉은 자리에서 가슴이 뛰고 숨이 답답해지는 것이 이 형태의 전형적인 장면입니다.

교감신경이 편안한데도 켜져 있을 때 나오는 이야기

  1. 쉬고 있는데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2. 가슴이 답답하고 숨을 크게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3. 긴장할 일이 없는데 손발에 땀이 나고 손발은 차갑습니다
  4. 속이 자주 더부룩하고 배가 아프거나 변이 오락가락합니다
  5. 소변을 자주 보고 참기 어렵습니다
  6. 얼굴이 화끈거리고 땀이 났다 식었다 합니다
  7. 피곤한데도 잠이 얕고 자주 깹니다

이 증상들은 흔히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불립니다. 장 증상은 과민성대장증후군, 소변 증상은 과민성 방광, 상열감과 발한은 갱년기 증상으로 설명되곤 합니다.

각각은 그 자체로 진단명이 맞습니다. 다만 여러 개가 한 사람에게 한꺼번에 와 있다면, 각 장기를 따로 볼 것이 아니라 공통된 배경으로 교감신경 긴장이 올라가 있지는 않은지 함께 보는 편이 낫습니다. 진료에서 자주 확인되는 부분입니다.

심해지면 공황발작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교감신경 긴장이 이미 높게 깔려 있는 상태에서 어떤 계기가 더해지면, 그 위에서 한 번에 치솟는 일이 생깁니다. 이것이 공황발작입니다.

공황발작에서 흔히 듣는 이야기

  1. 몇 분 안에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기 시작합니다
  2. 숨이 안 쉬어지고 목이 조이는 느낌이 듭니다
  3. 손발이 저리고 떨리며 식은땀이 납니다
  4. 어지럽고 이러다 죽는 것 아닌가 하는 공포가 밀려옵니다
  5. 응급실에 갔더니 심장도 검사도 정상이라고 합니다

증상 하나하나가 앞에서 본 교감신경 반응과 같습니다. 다른 종류의 일이 벌어진 것이 아니라, 같은 반응이 훨씬 크고 빠르게 일어난 것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한 번 겪고 나면 “또 오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이 남고, 그 두려움 자체가 교감신경을 다시 올립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발작이 생길 만한 상황을 피하기 시작하면 공황장애로 다루게 됩니다.

그래서 자율신경 증상을 오래 방치하지 않으시기를 권합니다. 두근거림과 답답함이 잦아지는 단계에서 조절해 두는 편이, 발작을 겪고 두려움까지 얹힌 뒤보다 훨씬 수월합니다.

이미 공황발작을 겪고 계시더라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불안을 낮추는 항불안제 계열이나 세로토닌을 보충하는 약물을 상태에 맞춰 사용합니다.

세로토닌은 기분뿐 아니라 자율신경의 긴장을 조절하는 바탕이 되는 물질입니다. 이 바탕이 부족하면 작은 자극에도 몸이 쉽게 넘칩니다. 세로토닌을 보충하는 것은 과민해진 회로를 억지로 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 조절의 기준선을 채워 쉽게 넘치지 않도록 돕는 쪽에 가깝습니다.

이 약은 우울증에 쓰는 약과 같은 계열이라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이 많은데, 여기서는 가라앉은 기분을 끌어올리려는 것이 아니라 흔들린 자율신경 조절을 다시 잡기 위한 목적입니다. 목적이 다르므로 그 점을 나누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생활 조정(카페인 줄이기·수면·유산소 운동)을 함께 가져가면, 발작의 빈도와 강도를 차츰 줄여 갈 수 있습니다.

뇌과민증후군과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편안한 자리에서 교감신경을 계속 켜 두는 것은 무엇일까요. 자율신경의 조절은 뇌에서 시작됩니다.

뇌과민증후군은 신경회로가 과민해져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상태를 뜻합니다. 이 과민함은 교감신경 항진과 맞물려 있어, 세 번째 형태의 자율신경 증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통·어지럼·불면과 자율신경 증상이 한 세트로 오는 분이 많은 것도 뿌리가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진료에서는 두 가지를 나눠 보지 않고 함께 봅니다.

다만 당뇨병·갑상선 질환 등 다른 질환에 의해 이차적으로 생기는 경우도 있어, 먼저 이런 원인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결이 다릅니다

같은 자율신경 이야기지만 미주신경성 실신은 따로 떼어 이해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이것은 교감신경 긴장이 계속 높은 상태가 아니라, 한 번의 강한 자극이 스위치를 넘겨 버리는 상황입니다. 자극의 세기와 지속 시간이 어느 선을 넘으면 몸이 균형을 잡으려다 부교감 쪽으로 급하게 기울고, 그 순간 혈압과 맥박이 떨어져 쓰러집니다.

채혈이나 오래 서 있기처럼 상황이 비교적 분명하고,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다는 점에서 앞의 세 형태와 구분됩니다.

어떻게 진단하나요

증상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자율신경이 실제로 어떻게 반응하는지 측정합니다.

  • 자율신경 기능검사 — 누웠다 일어설 때의 심박·혈압 반응, 심호흡에 따른 심박 변화 등을 측정해 위 세 형태 중 어느 쪽인지 가립니다.
  • 정량뇌파 — 뇌가 과민해진 정도를 함께 확인합니다. 세 번째 형태에서 특히 도움이 됩니다.
  • 이차 원인 배제 — 혈액검사 등으로 갑상선·당뇨 등 다른 질환을 확인합니다.

치료

“신경성이니 신경 쓰지 마세요”로 끝나는 병이 아닙니다. 조절의 문제이므로 조절을 돕는 방향으로 접근합니다.

어느 형태인지에 따라 방향이 갈립니다. 못 올리는 형에서는 혈압을 지키는 쪽으로, 과하게 반응하는 형에서는 반응의 크기를 줄이는 쪽으로, 편안한데도 켜져 있는 형에서는 긴장도 자체를 내리는 쪽으로 접근합니다.

생활 조정이 기본입니다. 규칙적인 수면, 충분한 수분과 염분, 카페인과 음주 조절,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자율신경 균형에 실제로 영향을 줍니다. 특히 세 번째 형태에서는 카페인과 수면이 가장 큰 변수입니다.

약물은 주된 증상과 뇌 과민 정도에 맞춰 선택합니다. 뇌의 과민도를 낮추는 약, 두근거림이 두드러질 때의 베타차단제 계열 등을 조합합니다.

증상이 여러 개라고 약을 여러 개 겹치기보다, 어디가 주된 문제인지 가려서 최소한으로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이런 경우 진료를 받아 보세요

다음에 해당한다면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여러 과를 다녔는데 검사는 정상이고 증상만 남았습니다
  2. 두근거림·어지럼·소화불량이 함께 나타납니다
  3. 일어설 때 아찔하거나 눈앞이 깜깜해집니다
  4. 쉬고 있는데도 몸이 긴장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5. 과민성대장·과민성방광 같은 진단을 여러 개 받아 두었습니다
  6. 스트레스나 잠이 부족하면 확실히 심해집니다
  7. 갑자기 숨이 막히고 심장이 터질 듯한 발작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기억해 주셨으면 하는 것

자율신경실조증은 “검사가 정상”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 증상군입니다. 그러나 검사가 정상이라는 말은 장기에 구조적 손상이 없다는 뜻이지,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특히 편안한데도 교감신경이 켜져 있는 형태는 검사로 잡히는 이상이 거의 없어 “예민해서 그렇다”는 말로 끝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조절의 문제이고, 조절은 다룰 수 있습니다.

진료에서는 어느 형태에 해당하는지 먼저 가리고, 자율신경 기능검사와 정량뇌파로 확인한 뒤, 생활 조정과 약물을 함께 계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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