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삼성스마트신경과

SLEEP CLINIC

기면증 (특발성 과다수면증)

기면증 (특발성 과다수면증)

“대화하다가도 잠이 듭니다”

수업 중에 조는 정도가 아닙니다.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중에, 중요한 시험을 보는 도중에 잠에 빠집니다. 본인도 어이가 없는데, 주변에서는 “게으르다”, “정신력이 약하다”는 말을 듣습니다.

대개 중고등학교 시절에 시작되어, 학업에 큰 지장을 겪으면서도 병이라는 것을 모른 채 오래 지냅니다.

기면증은 인구 10만 명당 1~2명으로 흔한 병은 아닙니다. 다만 알려지지 않은 탓에 진단까지 여러 해가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각성을 붙잡아 주는 물질이 부족한 것입니다

우리 뇌에서 깨어 있는 상태와 자는 상태는 스위치처럼 전환됩니다. 그 전환이 함부로 일어나지 않도록 각성 쪽을 눌러 주는 것이 오렉신이라는 뇌 호르몬입니다.

오렉신이 충분하면 각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만, 기면증에서는 오렉신이 부족해 각성이 수면 쪽으로 쉽게 넘어갑니다

기면증 환자는 뇌 속 오렉신 농도가 뚜렷하게 낮습니다. 각성을 붙잡아 주는 추가 없으니, 깨어 있어야 할 상황에서도 스위치가 수면 쪽으로 넘어가 버립니다. 이것이 수면발작입니다.

오렉신이 왜 줄어드는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유전적 요인과 함께, 감염 등을 계기로 한 자가면역 과정이 관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네 가지 증상

기면증의 네 가지 증상

  1. 심한 주간 졸림 — 핵심 증상입니다
  2. 탈력발작 — 웃거나 놀랄 때 힘이 빠집니다
  3. 가위눌림 — 잠들 무렵이나 깰 무렵 몸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4. 입면기 환각 — 잠들 무렵 생생한 환각을 봅니다

주간 졸림

보통 사람도 지루하면 졸립니다. 다른 점은 잠들 수 없는 상황에서도 잠든다는 것입니다.

기면증의 졸림에는 특징적인 패턴이 있습니다. 한숨 자고 나면 한 시간에서 서너 시간은 개운합니다. 그러다 다시 졸음이 예고 없이 밀려오고, 이 일이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됩니다.

탈력발작

환자의 60~70%에서 나타나는 기면증 특유의 증상입니다. 웃거나 화내거나 놀라는 등 감정이 크게 움직일 때 근육에 힘이 빠집니다.

턱에 힘이 빠지거나, 고개가 떨궈지거나, 무릎이 풀려 주저앉을 것 같은 느낌으로 옵니다. 영화에서처럼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의식은 그대로 있습니다. 보통 30초에서 1~2분 정도 이어집니다.

가위눌림과 입면기 환각

잠들거나 깰 무렵 몸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 가위눌림입니다. 숨이 안 쉬어지는 것처럼 느껴져 무섭지만 호흡 근육은 그대로 움직이므로 질식할 위험은 없습니다.

입면기 환각은 잠들 무렵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이 보이는 것입니다. 정상인도 가끔 겪지만, 기면증에서는 규칙적으로 자주 나타납니다.

특발성 과다수면증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심한 낮 졸림은 같지만 성격이 다릅니다.

기면증 특발성 과다수면증
하루 총 수면량 정상과 비슷합니다 정상보다 뚜렷하게 깁니다
밤잠의 질 절반 정도에서 나쁩니다 밤에도 잘 잡니다
낮잠 뒤 몇 시간 개운합니다 자고 나도 여전히 졸립니다
수면발작 있습니다 없습니다
탈력발작·가위눌림 흔합니다 드뭅니다

정리하면 기면증은 각성과 수면의 전환이 불안정한 병이고, 특발성 과다수면증은 밤에 잘 잤는데도 자도 자도 졸린 병입니다.

기면증은 원인이 어느 정도 밝혀졌지만, 특발성 과다수면증은 이름 그대로 아직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진단 — 밤과 낮을 모두 검사합니다

먼저 엡워스 졸음 척도 같은 설문으로 낮 졸림의 정도를 확인합니다. 다만 점수가 높다고 곧 기면증은 아닙니다. 졸림의 원인을 찾아보라는 신호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낮에 졸린 이유는 훨씬 흔한 것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 수면무호흡증으로 밤잠의 질이 무너진 경우
  •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자주 깨는 경우
  • 단순히 자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경우 — 우리나라에서 매우 흔합니다

확진에는 두 검사가 모두 필요합니다.

수면다원검사 — 밤잠의 양과 질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합니다.

다중수면잠복기검사(MSLT) — 다음 날 낮에 이어서 시행합니다. 낮잠을 다섯 번 시도하며 얼마나 빨리 잠드는지, 그리고 렘수면이 나타나는지를 봅니다.

기면증은 평균 8분 이내에 잠들면서 다섯 번 중 두 번 이상에서 렘수면이 15분 안에 나타날 때 진단합니다. 특발성 과다수면증은 빨리 잠들기는 하지만 렘수면이 나타나지 않거나 한 번만 나타납니다.

치료 — 약과 생활 습관을 함께

약물치료

낮 졸림에는 각성을 유지하도록 돕는 약을 씁니다. 졸림은 크게 줄지만, 아쉽게도 탈력발작이나 가위눌림에는 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두통·소화 불편·입 마름 정도의 가벼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탈력발작에는 다른 계열의 약을 씁니다. 이 약들이 주로 항우울제로 개발된 것이라 “우울증도 아닌데 왜 이 약을 주시냐”고 묻는 분이 많습니다. 약은 개발 목적과 다른 용도로 쓰이는 경우가 흔합니다. 우울증으로 진단한 것이 아닙니다.

생활 관리 — 약의 효과를 키웁니다

  • 7~8시간 자고, 자고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합니다. 교대근무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15분 내외의 짧은 낮잠이 도움이 됩니다. 더 길게 잔다고 더 좋아지지 않고 오히려 밤잠을 방해하니 알람을 맞춰 두십시오
  • 낮잠 직전에 커피 한 잔을 마시면, 카페인이 흡수되는 15~20분 뒤에 더 쉽게 깰 수 있습니다
  • 과식과 음주를 피합니다. 특히 탄수화물이 많은 식사 뒤에 졸림이 심해집니다
  • 규칙적인 운동은 각성에 도움이 됩니다

운전은 특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약을 드시는 중에도 졸림이 올 수 있습니다. 졸리면 운전과 위험한 기계 조작을 피해 주십시오.

특히 약을 줄이거나 갑자기 끊으면 졸림이 심해집니다. 약 조절은 반드시 상의해 결정합니다.

자주 받는 질문

“기면증은 산정특례를 받을 수 있나요” — 네,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등록되어 있어 진단받으시면 등록을 요청하실 수 있습니다. 등록되면 관련 진료의 본인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다만 특발성 과다수면증은 아직 해당되지 않습니다.

“유전되나요” — 기면증 환자의 1~2%에서 가족력이 확인되고, 특정 유전형과의 관련도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그 유전형이 있다고 모두 기면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미리 걱정하거나 유전자 검사를 받으실 필요는 없고, 증상이 있을 때 확인하면 됩니다.

기억해 주셨으면 하는 것

기면증은 오해받기 쉬운 병입니다. 게으르다는 말을 오래 들으며 스스로를 탓해 온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원인이 밝혀져 있고, 진단을 받고 치료하면 일상생활에 큰 문제 없이 지낼 수 있는 병입니다. 늦게라도 이름을 붙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료에서는 졸림의 원인이 훨씬 흔한 다른 수면질환은 아닌지 먼저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수면다원검사와 다중수면잠복기검사로 기면증과 특발성 과다수면증을 감별해 치료를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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